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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적 다문화주의에 대한 고찰
2013년 05월 07일(화) 13:32 [경북중부신문]
 

↑↑ 김충섭
경북도청소년수련센터 원장
ⓒ 중부신문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문화주의는 대유행하고 있다. 국가는 국가통합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만 이질적인 소수자 집단을 수용할 수 있다. 이것은 국가의 입장에서는 소수자들의 포섭과 배제라는 상반된 작업이 일관된 통치 행위의 일환으로 수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혈통중심의 편협한 국민주권 개념을 고수하는 한국의 경우 이런 문제는 좀 더 노골적인 형태로 발현된다.
 한편에서는 다문화주의를 부르짖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들이 지원했던 '다문화' 활동가를 가차없이 쫓아내야만 하는 것이 한국 다문화 주의의 현실이다. '다문화'라는 상징이 대중의 내면에 친숙한 일상성으로 착근되는 과정은 '새마을 정신'이 내면화되는 과정과 비슷하다. 공익광고를 통해 다문화 사회는 사랑하는 마음도 더 많아지는 사회로 칭송된다. 다문화 시범학교들이 지정되고 다문화 교육센터, 다문화 복지센터,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 등 전국적으로 수백곳의 다문화 관련 기관들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다문화주의는 짐짓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목표로 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조장한다. 전형적인 분할 통치 방식으로 이주민 공동체의 내적 분열과 인종적 서열화를 통해 이주민을 국가 통제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주민 공동체는 '선별적 포용'과 '폭력적 배제'의 대상으로 뚜렷하게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민족 역시 1세계 거주 에스닉 코리안, 남한인, 3세계 거주 에스닉 코리안, 북한 이탈 주민 등의 순으로 '인종적으로 서열화'시키고 있다. 다문화주의 담론에서 이주민 자신들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것은 한국인들만이 결정한다. 그런 방식으로 획일적인 다문화의 규정, 자격, 기준, 매뉴얼이 작성된다. 이주민은 온정과 연민, 교육과 상담의 대상일 뿐 결코 문화적 주체로 존중되지 않는다. 이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양자택일의 선택지만이 강요될 뿐이다. 한국인에 의해 주도되는 다문화주의를 수용하든지 혹은 거부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점 우리와 같은 한 인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문화 가족을 대상으로 한 방송, 웹툰, 소설 등에 드러나고 있다.
 친다문화정책의 청사진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주장에 따르면 2010년 한국사회는 국내체류 외국인이 118만명에 육박하며 다문화사회로의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제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유입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다문화 진전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문화와의 공존이 초래할 미래의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문화사회 정착을 위한 정책방향으로는 첫째, 입국문호를 전향적으로 개방해 정주인구를 확충해야 한다. 단기 노동력 중심의 소극적 인력수급정책으로는 다문화사회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숙련기능인력 등의 유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둘째, 고비용을 초래하는 '용광로'식의 동화주의보다는 '샐러드 그릇'식의 다문화주의를 지향해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정의 사회이동성을 높이고 정책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향후 통합에서 발생할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다문화주의 한계
 다문화주의가 오늘날 다문화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벨기에, 인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수많은 다문화국가들은 여전히 이질적 문화의 사회적 통합 혹은 융화를 이룩하지 못하고 테러와 반목 등으로 끝없이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소수의 문화적 권리를 옹호하는 다문화주의는 윤리적이고 민주주의적 이상을 지향하지만 공동의 문화가 제공하는 사회적 연대감이나 결속력을 해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인도 잠복해 있다. 그러므로 다문화주의의 이와 같은 부정적 요인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연대감을 증대시키는 공동의 문화를 어떻게 창출해내는가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문화이론가인 라즈(Raz)는 교육을 통한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상호 인정과 관용의 전통을 구축하고 서로 문화집단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공동체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 점진적으로 공동의 문화를 창출해 나가는 길로 제시했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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