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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숫자 3’ 이야기
김영우 옥계초등학교 교장
2019년 03월 29일(금) 15:36 [경북중부신문]
 

ⓒ 경북중부신문
우리가 사는 세상 모든 곳에 숫자가 존재한다. 숫자 없이는 하루도 살아 갈 수가 없다. 시간, 전화번호, 나이, 가격, 집 주소, 거리, 속도 등 우리는 날마다 숫자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숫자는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편리함과 때론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한다.
속담에 나타난 ‘숫자 3’을 보면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은 습관 형성이 세 살 무렵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堂狗三年 吠風月(당구삼년 폐풍월)]는 어리석고 무식한 사람도 3년 동안 보고 들으면 능히 할 수 있고 삼 년이면 시간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세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三人行 必有我師 (삼인행 필유아사)]는 세 사람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배울 것이 있다는 뜻이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다” “코가 석자” “삼척 동자” 등등이 ‘숫자 3’과 관련되어 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숫자 3의 법칙’을 통한 실험을 해 놀라운 결과를 밝혀냈다.
“복잡한 뉴욕 시내에 사람을 몇 명 세워둔 뒤, 계속 하늘을 바라보도록 했다. 한 명, 두 명이 하늘을 바라 볼 때는 사람들의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세 명이 똑같은 행동으로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옆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러한 ‘동조현상’은 실험에서 드러난 것처럼 어떤 사회를 움직이고 어떤 행동을 유발할 때 한 사람, 두 사람이 나설 때보다 세 사람이 뭉쳤을 때 더 큰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三人成虎(삼인성호), 즉 “세 사람이 호랑이도 만든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전국 시대, 魏(위)나라 혜왕 때의 일이다. 태자와 중신 방총이 볼모로 趙(조)나라의 도읍 邯鄲(한단)으로 가게 되었다. 출발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방총이 심각한 얼굴로 혜왕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나이까?” “누가 그런 말을 믿겠소.”
“하오면, 두 사람이 똑같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한다면 어찌하시겠나이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만약,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그땐 믿으시겠나이까?”
“그땐 믿을 것이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한 사실이옵니다. 하오나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되옵니다. 신은 이제 한단으로 가게 되었사온데, 한단은 위나라에서 저잣거리보다 억만 배나 멀리 떨어져 있사옵니다. 게다가 신이 떠난 뒤 신에 대해서 참언을 하는 자가 세 사람만은 아닐 것이옵니다. 전하, 바라옵건대 그들의 헛된 말을 귀담아 듣지 마시오소서.”
“염려 마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과인은 두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런데 방총이 한단으로 떠나자마자 혜왕에게 참언을 하는 자가 많았다. 수년 후 볼모에서 풀려난 태자는 귀국했으나 혜왕에게 의심을 받은 방총은 끝내 귀국할 수 없었다고 한다.
노자는 “道(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그리고 셋은 萬物(만물)을 낳는다.”고 했다. 즉 3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숫자 3’은 생명 탄생을 나타내기도 한다. 남자란 뜻의 1과 여자란 뜻의 2가 결혼해 3이란 아이를 낳고 아버지 어머니 아이는 가족을 구성하는 원천적인 세 요소로 인류의 지속적인 삶을 보장한다. 1은 점, 2는 선이지만 3은 면을 만들어 공간을 획득한다.
단군신화에는 세 봉우리의 태백산을 의미하는 삼위태백, 칼·거울·옥을 상징하는 天府印(천부인) 3개, 바람, 비, 구름을 다스리는 三師(삼사), 3천 명의 무리 등 ‘3과 관련된 숫자’가 여러 번 등장하고 있다. 3·1 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 중국 촉한의 임금 유비가 제갈량의 초옥을 세 번 찾아가서 정성을 다해 간청하여 마침내 제갈량을 군데의 우두머리로 맞아들였다는 三顧草廬(삼고초려)의 고사, 천주교에서 아버지 (성부)와 아들(성자)과 성령 즉 세 위격으로 이루어진 하느님,
주역 64卦(괘)의 爻(효)를 읽을 때 陽(양, ―)은 3의 3배인 9로, 陰(음, - -)은 3의 2배인 6으로 읽는 것, 12 역시 3의 4배수로 일 년에 해당하는 달의 숫자 이다.
하늘 땅 사람을 뜻하는 三才(삼재), 세발 달린 전설 속의 황금빛 새인 삼족오, 귀신을 잡는 머리가 셋 달린 삼두매, 불교의 근본 귀의처인 불·법·승 三寶(삼보), 인생삼락, 삼권분립, 삼정승, 삼심제도, 제3세계, 삼각구도, 삼각관계, 삼각함수, 삼위일체, 삼시세끼, 삼세번, 삼원색, 三虞祭(삼우제), 一日三省(일일삼성), 3단 논법, 삼진아웃, 삼신할미, 스리쿠션, 삼총사, 三合(삼합, 해묘미, 인오술, 사유축, 신자진), 상·중·하, 금·은·동, 대·중·소, 가위·바위·보, 고체·액체·기체, 서론·본론·결론, 초복·중복·말복 등 일상생활 속에 ‘숫자 3 관련’ 용어(명칭) 들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 편안한 숫자 ‘3’은 완벽한 조화의 숫자,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숫자, 萬物(만물)의 숫자, 마법의 숫자이며, 최고의 숫자로써 그 상징성만큼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임주석 기자  scent12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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